일하기 좋은 직장의 조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직장인 10,019명을 대상으로 한 수행한 2011년 근로환경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별로 만족하지 않는다’ 27.6%와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 2.9%로 직장인 3명 중 한명은 현재의 근로환경에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통계는 내게 아주 섬뜩하게 다가오는데, 그것은 지금 나와 함께 일하는 이들 가운데 1/3은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자료들은 항상 나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나는 직원들이 어떻게 하면 더 즐겁게 일할 수 있고,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해 보았고 이를 아래에 정리해 보았다.

일에 대해 적절히 보상하라.

이것을 가장 먼저 쓴 이유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해결 안되면 다음에 이야기 할 요소들이 아무리 잘 갖추어져 있다 한들 아무런 소용이 없다. 회사는 직원이 일한 것에 대해서 보상을 지불함에 있어서 인색하면 안된다. 직원들에게 주는 보수가 그 직원의 몸값이고, 내가 생각하기에 ‘직원들의 몸값의 총합’이 그 회사의 ‘시가총액’보다 회사의 가치를 나타내는 더 중요한 척도이다. 따라서 직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주는 것은 결과적으로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경력 발전에 도움을 주어라.

일에서 보람을 느끼기 위해서는 보상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직원들이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보상 다음에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있을 것이란 희망이 사람을 움직이는 법이다. 직원들 각자가 배우면서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라. 당신의 회사가 얼마나 오랜 역사를 갖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당신이 데리고 있는 직원들의 인생을 모두 합한 시간보다는 짧지 않을까. 그 긴 시간들이 가치있게 쓰여질 수 있도록 항상 신경을 써야 한다.

조직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게 하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 때문에 회사 내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몸에 안맞는 옷을 입고 있으면 무슨 일을 하든 부자연스러운 법이다. 따라서 직원이 최고의 업무 효율을 느낄 수 있도록 경영자는 직원들이 조직 내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배려해야 한다.

직장 내 좋은 친구를 만들도록 배려하라.

직장도 사람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곳이다. 따라서 직장은 조금 더 인간적인 곳이 될 필요가 있다. 나는 직원들이 기계가 아니라 나와 같은 감정이 있는 인간이란 것을 항상 잊지 않으려고 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직장 내에 좋은 친구를 두고 서로간에 소통하는 것을 매우 바람직하게 생각한다. 대다수의 회사들이 업무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사내에서 메신저를 금지하고, 직원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잡담으로 치부하여 격하하지만, 나는 이것에 대해서도 다르게 생각한다. 서로가 단절된 상황에서는 소비자가 원치않는 기형적인 상품만이 나올 뿐이다. 서로가 소통하고 반응하여야 실생활에 필요한 인간적인 생산품이 나오는 것이므로 나는 직원들이 메신저가 되었든 휴대폰이 되었든 끊임없이 서로가 떠들고 소통하기를 바란다.

이직이 쉽도록 해라.

이것은 사실 아이러니일 수도 있지만, 철저하게 직원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회사는 직원들이 자신의 판단에 따라 이직을 택할시 더 많은 선택의 폭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앞서 말한 경력 발전도 결국은 이것과 연결된 부분이 있다. 내가 대학원에 있을 때 훌륭한 교수와 아닌 교수를 판단하였던 내 나름의 기준은, 그 교수가 자신의 지도학생의 진로를 결정함에 있어서 얼마나 ‘놓아줄 수 있느냐.’였다. 어떤 교수는 제자들을 기꺼이 외국으로 보내어 그들의 장래가 더 밝아질 수 있도록 노력해 주는 분이었으나, 어떤 형편없는 교수들은 자신의 제자를 그저 값싼 노동력으로만 인식하여 기어이 자신 밑에서 계속 남게하여 그 제자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할 기회를 막아버리는 경우도 보아왔다. 좋은 회사란 직원들의 입장에서 함께 인생을 고민해 주는 회사이다. 그 직원이 다른 일도 경험해 보기를 원한다면 회사의 평판이 그 직원에게 장애가 되어서는 안되며, 오히려 그 회사를 나왔다는 것으로 인하여 그 직원에게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동기를 부여해 주어라.

이것을 마지막에 놓은 것은 이것이 가장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즉 가장 기본이 ‘적절한 보상’에서 시작되었다면 앞서 말한 요건들을 거쳐서 궁극적으로는 ‘동기 부여’에 이르게 되어야 한다. 동기 부여는 인간의 자발성에 관련된 문제이고 그래서 가장 고차원적인 문제이다. ‘우리회사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회사인지 분명히 알게 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이는 곧 직원들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알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경영자들은 흔히 경영자만 직원을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되먹지 못하게 구는 경향이 있는데, 내 생각에는 오히려 그 반대다. 직원들 또한 끊임없이 자신들의 회사를 다른 회사와 비교하고 있다. 자신들의 경영자를 다른 회사의 경영자들과 비교하고 있다. 경영자는 자신들이 직원들에게 평가받고 있다는 이 사실을 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된다.